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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보아 작성일20-07-09 09:21 조회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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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수사·재판 형사사법절차 미흡…영원히 고통받는 피해자들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모두의페미니즘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모씨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모두의페미니즘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모씨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2년이 훌쩍 넘었다. 하윤씨(가명)가 지인으로부터 ‘인터넷에서 네가 나오는 영상을 봤다’는 연락을 받고 가해자를 경찰에 고소한 때로부터다.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재판 절차는 모두 끝났고, 그는 유죄 판결을 받아 감방에 있다. 하지만 피해자인 하윤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영상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불안감에 이따금 몸서리가 쳐진다고 했다. 어딘가에 영상이 돌아다닐까봐, 누군가가 영상을 봤을까봐.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모씨는 회원 4073명에게 7293회 성착취물을 판매한 혐의를 받았지만 징역 1년6개월 교도소에 있다가 지난 6일 풀려났다. 법원은 한국에서 더 수사해야 한다며 손씨의 미국 인도를 불허했다. 추가 수사가 제대로 될지는 요원하다. 분노한 시민들이 “사법 정의는 죽었다”며 8일 서초동 법원 정문에 조화를 던졌다.

고통받는 피해자와 풀려난 가해자.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시민들 분노가 터져나온 뒤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공언하고 국회는 법을 개정했다. 처벌 형량은 높아졌고 몇 명의 신상도 공개됐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 정도론 불충분하다고 여긴다.

피해자들은 디지털 성범죄에서 가해자의 합당한 처벌만큼 중요한 것은 불법촬영물의 ‘삭제’라고 말한다. 정부가 인터넷에 유포된 불법촬영물의 삭제를 지원하고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삭제 지원운동에 나서기도 하지만, 1차적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수사·재판 등 형사사법절차 속에서 불법촬영물을 제대로 찾아내고 없애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윤씨의 사례는 불법촬영물의 ‘복구불가능한 폐기’까지 현행 형사사법절차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피해자만 애가 타 경찰과 검찰, 법원을 쫓아다니며 해결을 호소했다. 불법촬영물은 한번 제작·유포되면 끊임없이 피해가 재생산됐다.

“가해자의 범행은 과거에 있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현재에 있다.” 하윤씨는 법원에 낸 탄원서에 이렇게 적었다. 경향신문은 지난 4월 말 성폭력 피해자 지원 활동가 ‘마녀(활동명)’와 함께 하윤씨를 만나 수사·재판 과정에서 겪은 얘기를 들었다. 그 이후 e메일 등으로 연락을 하며 보완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다른 피해자 좀 찾아줄래?” 부탁하는 형사
가해자의 클라우드 업로드 여부 수사 누락
1심 “불법영상” 판결 속에 하드 폐기 없어
검찰 수사 중 찾은 다른 영상은 기소 안 돼

피해자, 법정 투쟁 끝에 ‘몰수·폐기’ 판결
“최소한 삭제라도 해주는 기관 있었으면…”
디지털 성폭력 맞춘 사법시스템 변화 촉구

■피해자에게 피해자 찾아오라니

경찰에 가해자를 고소하러 갔을 때 하윤씨는 수사관의 앞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칸막이는 쳐있었지만 칸막이 너머엔 다른 수사관들이 있었다. 피해사실을 진술하는 하윤씨 목소리만 들렸다. 다른 한 쪽엔 사기 피해자들이 있었다. 사기 피해자들이 진술하는 내용이 하윤씨 귀에 들렸다. ‘내 말도 저들에게 들리겠지’ 생각했다. 항의하고 싶었지만 성폭력 피해자도 원래 이렇게 진술하는 것인 줄 알았다. 국선 피해자 변호사가 선임되고 나서야 하윤씨는 방으로 옮겨 조사를 진행했다.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네가 좀 찾아줄래?’ 수사관은 하윤씨에게 말했다. 가해자의 저장매체에서 불법촬영물이 여러개 발견됐는데 수사관은 피해자를 찾아봐달라고 했다. 자신이 직접 접촉하면 피해자들이 무서워서 진술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더 데려와야 가해자를 구속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수사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밤을 새워 제 피해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하고, 유포된 피해 영상의 링크를 찾아다니면서 동시에 다른 피해자를 찾으러 다녀야 했던 거죠.”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전화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설명하고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물어봤다. 피해사실을 입으로 한번 꺼낼 때마다 한번 더 피해사실을 떠올리고 한번 더 고통받았다.
 
불법촬영물이 저장돼있을 가능성이 있는 공간은 다양하다. USB·외장하드와 같은 단순 저장매체도 있고, 휴대전화·노트북·태블릿PC·컴퓨터 등의 전자기기도 있다.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메신저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거나, 전자기기와 연동되는 클라우드 등의 가상 공간에 저장될 수도 있다. 수사기관 의지에 따라 불법촬영물의 소재를 확인하는 범위가 달라진다. 수사가 이뤄졌는데도 여전히 어디에 무엇이 저장돼있을지 모른다는 것,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느끼는 두려움이다.
 
가해자의 클라우드에 불법촬영물이 업로드돼있는지는 하윤씨 사건에서 조사되지 않았다. “피해자로서의 공포 중의 하나예요. 불법촬영물이 저장돼있다고 파악된 위치는 외장하드였어요. 그런데 촬영도구는 휴대전화도 있고, 디지털 카메라도 있고 다양했어요. 어디에 무엇이 저장돼있는지 잘 모르겠는거예요. 휴대전화로 촬영했으면 휴대전화에 (영상물이) 남아있을 수도 있고, 휴대전화와 연동된 클라우드에 남아있을 수도 있잖아요. 과연 그것(외장하드)만일까에 대한 고민이 계속 드는 거예요.” 가해자가 범행에 사용한 노트북에는 저장된 자료를 그대로 복구할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가해자의 시선으로 판단하는 법원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사이버 성폭력 대응센터,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n번방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이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우리의 연대가 너희의 공모를 이긴다-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참석자 모두를 하나의 빨간 줄로 이어 함께 연대하고 있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준헌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사이버 성폭력 대응센터,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n번방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이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우리의 연대가 너희의 공모를 이긴다-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참석자 모두를 하나의 빨간 줄로 이어 함께 연대하고 있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준헌 기자



 
가해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로 기소됐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하윤씨인지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영상 속 여성이 하윤씨가 맞다고 하더라도 영상에 하윤씨가 촬영을 거부하는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묵시적으로 촬영에 동의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65%가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가해자와 하윤씨가 연인관계였다는 점을 무죄의 이유로 들었다. 하윤씨가 촬영 후 몇 년 지나서 가해자를 고소한 것도 이상하다고 했다. 지인이 알려줬을 때 비로소 불법촬영물의 존재를 알고 바로 고소했는데, 촬영 시점과 고소 시점의 간격이 되레 무죄 근거가 됐다.
 
불법촬영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판결이었다. 불법촬영물은 기본적으로 이를 ‘야동’으로 소비하는 사람의 시선(프레임)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불법촬영물은 형태가 천차만별이다. 장면이 끊기지 않고 몇 분간 이어지는 영상이 있는가하면, 짧게는 몇 초에 불과한 주요 부분만을 짜깁기한 편집 영상도 있다. 이런 편집 영상에는 영상 바깥의 상황은 담기지 않는다. 피해자가 촬영을 거부했더라도 영상에서는 삭제될 수 있는 것이다. 하윤씨의 피해영상도 편집본이었다.
 
촬영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는 1심 재판부 판단을 하윤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가해자는 구속 직전까지만해도 혐의를 인정했어요. 그런데 구속 이후 갑자기 자기는 모르는 동영상이라는 식으로 말을 바꾼 거예요. 제가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의 녹취를 냈고 같은 방식으로 촬영된 추가 피해영상들이 다수 발견됐는데도 1심 재판부는 편집된 불법촬영물 속 장면을 토대로 판단을 내렸어요. 피해영상은 가해자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법원이 똑같이 가해자의 시선에서, 그 프레임 속에서 영상을 본 거잖아요. ‘암묵적’이라는 말이 너무 화가 났어요.”
 
‘영상에 나오는 여성이 나입니다’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도 하윤씨 몫이었다. 수사기관이 수사과정에서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뒷감당을 하윤씨가 한 셈이다. 하윤씨는 계속 영상을 보면서 얼굴과 신체 특징 등을 따지고 영상 속 여성이 왜 자신일 수밖에 없는지를 분석했다. 하윤씨 사건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친구 정화씨(가명)는 “본인이 본인 피해 영상을 끊임없이 보면서 이게 왜 내 몸인지, 이게 왜 나인지를 설명하는 것, 그게 제일 큰 폭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게 제일 힘들었고 트라우마로 남았는데, 그게 아니었으면 달리 증명할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하윤씨 말이다.
 
2심 재판에서는 법정에서 영상을 재생했다. 수치스러웠지만 그래야 영상 속 여성이 하윤씨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저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재판정에서 영상을 틀어놓고 대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해가 안됐어요. 판사들이 디지털 전문가도 아닌데 제가 재판정에 앉아서 피해 영상과 대조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저 사람이 이 사람이야’라고 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잖아요. 머리가 멍할 정도로 수치스러웠지만, 그렇게 해야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거래요.” 하윤씨가 직접 뛰어다닌 끝에 2심 재판부는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고소한 뒤로 1년 반이 걸렸다.

■불법촬영물의 복구 불가능한 폐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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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피해 회복의 첫 단계는 불법촬영물의 삭제다. 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범죄행위와 관련된 물건이나 전자정보를 빼앗는 ‘몰수’를 선고할 수 있다. 법원에선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통상 저장매체나 불법촬영물을 몰수하면서 ‘폐기하라’는 명령도 내린다. 그러나 몰수·폐기의 범위와 폐기의 의미에 관해선 재판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윤씨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일부 불법촬영물을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정작 불법촬영물이 저장된 외장하드를 몰수하지는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영상은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이었는데, 1심 재판부는 복사본이 저장된 외장하드는 범죄행위와 관련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가해자의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불법촬영물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때는 2심 재판 도중이었다. 하윤씨는 그때서야 수사기관의 디지털포렌식 자료를 피해자가 열람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형사소송법은 범죄피해자가 사건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피해자들은 모르고 지나가거나, 뒤늦게 아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왜 다른 불법촬영물은 기소하지 않았는지에 관해 검찰은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
 
하윤씨가 2심 재판에서 이를 문제제기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외장하드의 파일도 몰수·폐기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판결문에 특별히 폐기의 의미를 적었다. “이 법원이 명하는 폐기는 피해자 희망과 같이, ‘복구가 불가능한 폐기’를 의미한다. 집행단계에서 복구가 불가능한 폐기가 확정되어야 하며, 피고인 변호인의 희망과 같이 폐기 대상이 아닌 부분 복사 후 전체 폐기 방법, 이에 관한 의사 확인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법원이 불법촬영물의 폐기와 관련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 판결이 처음이다.
 
현재까지도 불법촬영물의 폐기가 집행됐는지에 대해 하윤씨는 들은 게 없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 불법촬영물이 완전히 폐기됐는지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절실하지만 수사기관은 피해자에게 불친절하다. 하윤씨는 검찰에 불법촬영물을 어떻게 폐기하느냐고 질문했다가 담당자로부터 “(컴퓨터의) 휴지통에 파일을 하나씩 끌어다가 버린다”는 답변을 들었다. 형사사법절차와 별개로 삭제 지원센터 도움을 받아 수백 군데 올라온 불법촬영물을 삭제했다. 지워도, 지워도 흔적은 또 나온다. 불법촬영물을 삭제해도 썸네일 형태로 이미지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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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유포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가해자는 자신이 유포하지 않았고, 컴퓨터가 해킹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항변했다. 수사기관에 물어도 유포된 지 너무 오래된 상태에서 영상을 발견해서 유포 과정을 알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설사 유포하지 않았을지라도 불법촬영물을 만들어 유포 피해의 단초를 제공한 가해자는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고, 피해자인 하윤씨는 평생 피해를 짊어지게 됐다. 최초 유포자는커녕 ‘n차’ 유포자는 찾을 엄두도 낼 수 없는 게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현실이다.

■끝나지 않는 피해자의 고통
 
고통은 언제 끝날까, 끝나기는 할까. 하윤씨는 포털사이트에 자신과 관련된 어느 것도 검색하기 힘들다고 했다. 혹시나 영상에서 어떤 단서를 보고 검색해본 사람들이 있을까봐서다.
 
자신도 성폭력 피해자인 정화씨가 말했다. “저는 일반 성폭력 피해자로서 가해자가 언제 감옥에서 나올지 모르는 불안감은 있는데 어쨌든 지금 제 현재는 안전함이 보장되면서 살 수 있어요. 그런데 디지털 성폭력은 가해자가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도 끊임없이 도처에 널려있는 느낌인 거예요. 언제 어디서 그게(영상이) 재생되고 있을지 모르고, 지인이나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조차도 나를 봤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저는 디지털 성폭력의 양형기준이 일반 성폭력보다 훨씬 높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성폭력은 말 그대로 완전히 (고통이) 제거될 수가 없어요. 끊임없이 피해자로서 현재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단 말이예요. 판사 설문조사에서 성착취물 영상에 대해서 징역 3년 정도가 옳다고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본인이 여성일 수 없고 여성으로서 그런 영상이 돌아다니는 삶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징역 3년이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사실은 징역 3년이 아니라 징역 10년을 때려도 피해자는 계속 현재 속에서, 수없이 많은 가해자들로 추정되는, 본인이 상대를 그렇게 또 가해자로 만들어야 되는 거에요. 실제로 지인에게 ‘나 뭐 봤어’라는 연락이 오니까요. 그 말은 봤지만 연락을 안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너무 끔찍해요. 성폭력도 끔찍하지만 디지털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살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아요.”
 
하윤씨가 말했다. “의식적으로 (사건을) 생각 안하고 살려고 했었어요.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까 너무 부정적인 자아가 커지고 죽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었거든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봤을 거라고 알고 있지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거죠. 피해를 입고, 되게 절실하게 회복을 하고 싶은데 잘 회복하는 게 참 불가능해 보이는…. 최소한 삭제만이라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다들 관심이 없구나’ 싶어요. 특히 그걸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수사기관과 법원에서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재판에서 승소하는게 전부가 아니예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에게는 불법촬영물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해요.” 디지털 성폭력을 대하는 사법시스템의 변화는 하윤씨 같은 피해자에겐 미래까지도 좌우하는 일이다.
[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미국에 있는 친구들까지 러셀 보러 한국으로 오겠다고….”

손혁(47) 키움 감독의 휴대폰은 최근 쉴 틈이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ML) 올스타 출신 에디슨 러셀(26)이 키움행을 확정한 순간부터 야구계뿐 아니라 일반인 지인까지 모두 손 감독에게 연락해왔기 때문. 심지어 미국에 거주하는 손 감독의 지인은 ‘러셀 보러 한국에 가도 되나’고 문의했을 정도라고. 갑작스런 관심에 당황할 법도 하지만 손 감독은 주목이 싫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기대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손 감독을 바쁘게 한 사나이 러셀이 지난 8일 한국에 입국했다. 구단 차원에서 경기도 양평에 펜션을 임대해 야외 뜰에 간소한 연습장을 꾸렸고 러셀은 인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바로 양평으로 향했다. 손 감독은 러셀이 2주일 간 의무 자가격리를 거친 다음 1군 합류 여부를 확정할 예정인데 이미 대략적인 틀을 짜뒀다. 자가격리 동안 훈련 영상을 지켜보고 경기 감각적인 문제가 있다면 퓨처스리그를 소화하고 아니면 바로 1군에 합류다. 손 감독은 후자에 더 무게를 실어뒀다.

이미 수비에 대한 기대치는 최상이다. 팀의 수비 로테이션을 바꿀 정도다.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2루수와 유격수를 소화했던 만큼 러셀에게는 가장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뒀다. 빅리그에서도 상위권으로 분류된 러셀이 센터라인을 소화한다면 그보다 큰 수확은 없다. 대신 러셀 합류를 대비해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3루에 배치했고, 김혜성은 유격수와 외야수를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손 감독은 타격도 기대를 걸고 있다. 테일로 모터가 이탈한지 한 달 반 동안 키움은 외국인 야수 없이 타순을 꾸려왔다. 그나마 야수들의 사이클이 맞아떨어지면서 버텨왔지만 이제는 지칠 때라는 것이 손 감독의 판단이다. 손 감독은 “6월에 타선의 힘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그때의 피로가 7월에 쌓인 느낌이다. 러셀이 와서 타선에 이름만 올려도 선수단 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전까지 KBO리그서 봤던 외인 중에 수비 움직임 폭이 가장 넓으면서 어린 선수는 없었다. 월드시리즈나 소화했던 경기를 보면 클러치 능력도 있다. 정후나 하성이처럼 좋은 능력을 가진 어린 애들이 자가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장려금 투명화 시스템' 연내 도입 추진…실효성에 관심
방통위, 재발방지책 고려해 과징금 경감…"보조금 더 음지화 가능성도"



이동통신 3사에 5G 불법보조금 첫 제재(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이동통신 3사에 과징금 512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4월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첫 불법보조금 제재다.
방통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용자 간 지원금을 차별하는 등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위반한 이통 3사에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 등이다.
사진은 이날 이동통신 3사 로고. 2020.7.8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5G 불법보조금 제재 과징금을 줄이기 위해 판매 장려금 투명화, 온라인 자율정화 등 재발방지책을 내놨지만, 향후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통3사는 이전에도 관련 제재를 받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동일한 위반 행위를 반복해 제재가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9일 이동통신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통3사는 연내를 목표로 3사 공통 판매 장려금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안을 협의 중이다.

하반기 신제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애플 아이폰 12 출시 시기 이후인 연말에는 시스템이 구축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리베이트'로 불리는 판매 장려금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유통점에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지급한다. 공시되는 지원금과 달리, 장려금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유통점에서 일부 마진을 뗀 뒤 고객에게 주는 '불법보조금'의 재원이 된다.

이통3사는 아직 구체적인 안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통사가 유통망에 주는 판매 장려금을 공동으로 전산화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불법보조금의 재원이 되는 판매 장려금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이 시스템이 제대로 시행되면 판매 장려금이 유통망별로 평준화되고, 불법보조금도 적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이 안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으려면 유통망이 받은 장려금을 시스템상에 투명하게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유통망에서 임의로 입력하는 게 아니라, 입력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리베이트를 지급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안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 자체는 효과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이 방안이 불법보조금의 음지화를 부추기는 '풍선효과'를 일으킬 가능성도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소위 '좌표'를 찍어주는 등 밴드 등으로 불법 영업하는 채널은 하나하나 단속하기가 어렵다"며 "기본적인 시장 경쟁 구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불법보조금이 더 음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이통사들이 설사 제대로 시스템을 운영하더라도, 개인사업자인 유통망들에서 새로운 방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불법보조금을 차별 지급한 이통3사에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애초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에 부과기준율 2∼2.2%를 곱한 775억원이었고, 여기에 이통3사가 최근 3년간 동일한 위반 행위를 4회 반복해 20%가 가중됐으나, 이통3사의 재발 방지 조치 등을 감안해 45%가 감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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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는 판매 장려금 투명화와 함께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를 만들어서 허위과장 광고나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재발방지책을 내놨다.

이에 더해 KT는 지역 본부 내 영업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해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도록 하고,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채널만 직접 거래하는 대리점을 만들기로 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여름 캠프를 시작한 메이저리그가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 그 결과 6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ESPN'은 9일(한국시간) 선수노조가 선수들에게 보낸 전자우편 내용을 입수, 메이저리그가 첫 번째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선수와 스태프 등 총 3740명을 검사, 이중 1.8%에 해당하는 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가 58명, 스태프가 8명이다.

메이저리그가 캠프 합류 단계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가 캠프 합류 단계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이번 검사는 8일간 진행됐다. 검사 기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검사 단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먼저 체온을 측정하고, 타액 혹은 면봉을 이용한 코 검사와 PCR검사, 항체 검사를 위한 체혈 작업이 진행됐다. 이후 격리 기간을 거쳐 검사를 통과한 인원에 한해서만 훈련을 허용했다.
메이저리그는 앞서 한 차례 발표를 통해 총 3185개의 샘플을 검사, 이중 1.2%에 해당하는 3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에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난 것은 선수들 중 캠프 합류가 늦어진 경우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이동하느라 팀 합류가 지연됐다.

이후 캠프와 시즌 기간 이틀에 한 번씩 검사를 시행하며 수시로 선수들의 상태를 관리할 예정이다. 이른바 '모니터 단계'다. 이는 이미 시작됐고, 검사 결과도 나왔다. 총 2111명에 대한 타액 검사가 완료됐고 이중 0.5%에 해당하는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 8명, 스태프 2명이다.

메이저리그는 캠프 초반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독립기념일 연휴로 인해 검사체 배송 작업이 지연돼 일부 구단들이 검사 결과를 받아들지 못하고 계획됐던 훈련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유타주에 있는 연구소에서 검사를 진행중인 메이저리그는 보다 신속한 과정을 위해 검사 기관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0.08%로 운전면허 취소 수치.."피해자들 보지 못했다"
마라톤 대회 진행 요원 사고 목격..'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모든 일정 취소·사고 대책 나서
이천경찰서 전경 [다음 로드뷰 캡처]

이천경찰서 전경 [다음 로드뷰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마라톤 대회 참가자 3명이 도로 가장자리를 달리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9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께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편도 2차로 도로에서 A(30)씨가 몰던 쏘나타 차량에 B(61)씨, C(65), D(59)씨 등 3명이 치였다. 온몸을 크게 다친 B씨 등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숨졌다.

이들은 ‘2020 대한민국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참가자로, 지난 5일 오전 6시 부산시 태종대에서 시작해 10일까지 경기 파주시 임진각까지 달릴 예정이었다.

B씨 등은 안전장비 등을 점검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 지점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체크포인트 지점에서 불과 500∼6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마라톤 대회 진행 요원이 이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차는 2차로 가장자리에서 나란히 달리던 B씨 등 3명을 뒤에서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들은 당시 짧은 막대 모양을 한 '유도봉'을 등에 달고 있었다. 해당 지점에 있던 마라톤 참가자는 이들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는 0.08%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 등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기 이천 경찰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오늘(9일) 음주운전, 교통사고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가 난 마라톤 대회 주최·주관 기관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고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경찰이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연맹에서도 사고 수습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맹은 2000년부터 격년으로 대한민국 종단 537km 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 참가자는 70여명으로 알려졌다.파워볼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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